전환 상환 우선주(RCPS) 투자 계약 및 회계 처리 핵심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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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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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나 성장하는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받을 때 가장 많이 마주하는 용어가 바로 전환 상환 우선주(RCPS)입니다. 2026년 현재도 RCPS는 투자자에게는 원금 회수의 안전장치를, 기업에는 대규모 자금 조달의 기회를 주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부터 복잡한 이 주식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나중에 회사의 재무제표에 큰 타격을 주거나 경영권을 위협받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핵심 내용을 하나씩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1. 전환 상환 우선주란? 주식의 권리와 채권의 상환권을 합친 수단

전환 상환 우선주는 쉽게 말해 "나중에 회사가 잘되면 주식으로 바꾸고(전환), 사업이 어려워지면 빌려준 돈처럼 이자까지 붙여서 돌려받는(상환)" 일종의 세트 메뉴 주식입니다.

일반적인 주식인 보통주(의결권 중심의 주식)와 달리, 투자자에게 유리한 옵션이 두 가지 더 붙어 있는 우선주(배당이나 상환에서 먼저 권리를 갖는 주식)의 한 종류입니다.

#1.1. 상환권: 투자자가 회사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 권리

상환권이란 투자자가 "이제 주주 안 할 테니, 내가 투자한 돈에 이자까지 쳐서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 특징: 투자 시 약정한 수익률(보통 연 5~8% 내외)을 더해 원금을 회수해 가는 것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일종의 '빚(채권)' 같은 성격을 가집니다.
  • 법적 근거: 상법 제345조에 따라 회사는 이익으로써 소각할 수 있는 상환주식을 발행할 수 있으며, 주주에게 상환 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단, 상환은 회사의 '배당 가능한 이익' 범위 내에서만 가능합니다.

#1.2. 전환권: 투자자가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권리

전환권은 투자자가 가진 우선주를 "상장 후 거래가 쉬운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입니다.

  • 특징: 회사가 코스닥 등에 상장하여 주가가 크게 오르면, 투자자는 원금과 이자를 받는 것보다 주식으로 바꿔서 시장에 파는 것이 훨씬 이득입니다. 보통 1:1 비율로 바꾸지만, 회사 가치 변동에 따라 비율이 조정되기도 합니다.
  • 법적 근거: 상법 제346조에 따라 주주는 인수한 주식을 다른 종류의 주식으로 전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창업자 지분을 지키는 '리픽싱(가격 조정)' 한도 설정법

리픽싱(Refixing)이란 회사의 주가가 떨어졌을 때, 투자자가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가격(전환가액)을 낮춰주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원래 1만 원에 주식 1주를 주기로 했는데, 회사 가치가 떨어지면 7천 원에 1주를 주는 식으로 조정하는 것입니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리픽싱이 무서운 이유가 있습니다. 전환가격이 낮아질수록 투자자가 가져가는 주식 수는 많아지고, 상대적으로 창업자의 지분율은 뚝 떨어지는 희석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방어하려면 계약 시 다음 내용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 리픽싱 하한선 설정: 주가가 아무리 떨어져도 최초 발행가의 70% 밑으로는 조절할 수 없다는 식의 마지노선을 정해야 합니다. (보통 70~80% 수준에서 결정)
  • 상향 리픽싱 의무화: 주가가 다시 오르면 전환가액도 같이 올려야 하는 조건입니다. 2023년 5월부터 상장사의 경우 RCPS 발행 시 주가 상승에 따른 상향 리픽싱이 의무화되었습니다. 이는 주가가 낮을 때 낮은 가격으로 고정되어 최대주주가 편법으로 지분을 늘리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3. 재무 담당자의 과제: IFRS 회계상 부채 분류 문제 해결하기

회계 장부를 작성할 때 RCPS는 가장 골치 아픈 존재입니다. 투자금으로 들어온 돈인데, 어떤 경우에는 '자본'이 아니라 '빚(부채)'으로 기록되기 때문입니다.

#3.1. RCPS가 재무제표에서 '빚(부채)'으로 인식되는 이유

IFRS(국제회계기준)는 법적인 이름이 주식이라도 '회사가 현금을 돌려줘야 할 의무를 피할 수 없는 경우' 빚으로 봅니다.

  • 투자자가 원할 때 언제든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는 상환권이 있다면, 회계적으로는 이 돈을 '언젠가 갚아야 할 빌린 돈'으로 간주합니다.
  • 이 경우 부채비율이 급격히 높아져, 장부상으로는 자본잠식(회사의 부채가 자본보다 많아지는 상태)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3.2. 장부상 '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한 발행 조건 설계(발행자 콜옵션 등)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계약 설계 단계부터 정교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 발행자 콜옵션(Call Option): 돈을 돌려달라고 할 권리를 투자자가 갖는 게 아니라, 회사가 "우리가 주식을 사겠다"라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방식입니다. 회사가 현금 지급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자본으로 인정받기 유리합니다.
  • 상환권 삭제(CPS 발행): 상환권을 아예 없애고 전환권만 남긴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발행하면, 회사가 돈을 갚을 의무가 사라지므로 순수한 자본으로 분류됩니다.

#4. 코스닥 상장(IPO) 예비 심사 전 보통주 전환 전략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RCPS를 그대로 둔 채 심사를 받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한국거래소(KRX)는 상장 후 재무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 거래소의 권고: 한국거래소는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하기 최소 6개월~1년 전까지 발행된 RCPS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합니다.
  • 이유: 상장 후에 투자자가 갑자기 돈을 돌려달라고 상환을 청구하면 회사 현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재무 상태가 위험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장 직후 대량의 주식이 시장에 쏟아져 주가가 폭락하는 오버행(Overhang, 잠재적 매물 폭탄) 이슈를 해소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 실무 전략: 투자자들에게 "보통주로 전환해야 상장이 원활하며, 상장 후 주식 가치가 오르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사전 협의를 마쳐야 합니다.

#5. 결론: 경영권 보호와 투자 유치를 위한 계약서 필수 체크리스트

2026년 현재, 투자를 준비하는 대표님이나 재무 담당자라면 RCPS 계약서 서명 전 아래 3가지는 꼭 확인하십시오.

  1. 상환권의 주체: 상환 청구권이 투자자에게만 있는지, 회사에도 선택권(콜옵션)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자본과 부채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입니다.
  2. 리픽싱 범위와 조건: 주가 하락 시 지분율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하고, 반드시 '최초 가액의 70%' 같은 하한선을 설정하세요.
  3. 상장 시나리오: 상장 심사 전 보통주 전환 시점을 미리 투자자와 합의하고, 전환 시 투자자에게 줄 수 있는 인센티브(배당 우선권 등)를 검토하십시오.

전환 상환 우선주는 성장을 위한 훌륭한 연료이지만,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재무 구조를 흔드는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 전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우리 회사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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